11. 귀금속 투자(현물투자)
귀금속과 희소금속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크게 금과 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실제 편하게 투자가 가능한 상품은 금이 있습니다.
금의 특징과 금 투자의 장점
금은 금광에서 땅을 파서 구하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지구상에는 그 양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과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금이라는 원소는 오직 초신성이라는 별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 때만 만들어집니다. 이때 필요한 조건은 핵융합 발전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아득히 초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두쪽나도 지구상의 금이 늘어날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금은 계속 소모가 됩니다. 장신구를 만들때도 소모가 되고 고성능 전자제품을 만들때도 소모가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용된 금이 재활용이 되지 않으면 자연스레 사라지게 됩니다. 결국 이 희소한 자원은 꾸준히 소모되고 있으며 점점 금을 요구하는 산업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금의 가격은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우주에서 구해 가지고 올 수도 있습니다. 달에 식민지를 건설하거나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해 금을 캘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구한 금을 지구까지 가지고 오려면 금을 캘 때 들어간 노동력(비용) + 기술력(비용) + 운송비(비용) + 위험에 대한 보험(비용)보다 금의 가격이 높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구로 가져올 때마다 적자가 발생할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금의 가격이 떨어질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금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화폐의 기준이 되는 광물입니다. 나라들이 사용하는 종이지폐의 가치가 바닥까지 떨어지면 결국에는 금본위제 - 금의 무게를 기준으로 화폐를 만드는 것 - 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짐바브웨가 얼마전 초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하고 금본위제로 돌아간 후 간신히 안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금이 모든 화폐의 뿌리가 되기 때문에 언제나 금은 세계가 불안해지면 가치가 상승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면 국가의 신용을 뿌리로 하는 종이화폐는 언제든그 가치가 폭락할 수 있지만 금은 세계 공통으로 가치가 인정되는 유일한 화폐이니까요. 그래서 세계적인 경제공황이나 불경기가 발생하거나, 전쟁이 일어나거나, 극심한 테러, 그리고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면 언제나 금의 가격은 폭등했습니다.
세번째 금의 특징은 세상에 존재하는 화폐중 유일하게 물가상승률을 이겨내는 화폐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금이 현물(실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아무리 물가가 복리로 펑펑 올라도 금은 항상 물가가 오른 만큼 가치가 상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지고만 있어도 자연스레 물가상승률을 이겨내는 유일한 화폐이기도 합니다.
금 투자의 단점
위에서 설명드렸듯 금 투자에는 상당히 유리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계속 희소해지고 있다는 점, 경기 불안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화폐라는 점, 가만히 두기만 해도 물가상승률을 이겨낸다는 점은 금이 투자대상으로 가치를 갖는 점입니다. 하지만 금은 현물입니다. 우리가 금 관련 펀드를 든다고 하더라도 현물이기 때문에 강력한 세금공격을 당하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실물 금을 구입해서 보관하고 있겠다 생각하신다면 금을 구입시 10%의 부가가치세와 몇 %의 수수료를 내야 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을 통장 형태(전산상의 형태)로 구입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금을 샀다 팔 때 15.4%의 세금과 현금으로 인출시 추가로 10%의 부가가치세를 맞게 됩니다. 거기다 금은 원화에서 달러로 환전하여 구입하는 것이라 환전 수수료까지 맞지요.
결국 이런 엄청난 세금으로 인해 금 투자는 최소 15% 이상의 손실을 가지고 시작하게 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15%이상 수익이 나지 않으면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이지요. 말이 15%이지, 실제로 이만큼의 수익을 얻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금 투자의 대상
위의 특성들로 인해 금 투자는 실제로 하는 사람들이 적은 편입니다. 다른 상품에 비해 세금이 높고 실제로 금의 가격은 그다지 널뛰기를 하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있는데 다음과 같은 상황에 해당되신다면 권장할 만 합니다.
- 예금기간을 20년 ~ 30년 정도 생각하고 있다 : 금은 아주 천천히 가격이 오르는 상품이기 때문에 예금기간이 길어야 합니다. 금값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평균으로 보면 1년에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더 오르는 수준이기 때문에 오래 오래 가지고 있어야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게 됩니다.
- 투자수익보다 화폐가치의 유지가 더 중요하다 : 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금은 현물이고 물가상승률을 이겨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지금 5,000원으로 햄버거 하나를 먹을 수 있어도 20년이 지나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햄버거 하나를 먹을 때 10,000원을 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금은 현물이고 물가상승률을 이겨내기 때문에 지금 햄버거 하나를 먹을 수 있다면 20년 후에도 햄버거 하나를 먹을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지금 우리가 최저시급으로 한달간 일한 금액을 통째로 금에 투자한다면 20년 후에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저시급으로 한달간 일한 만큼의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 극한의 안정자산이 필요하다 : 위에서 설명한 특징으로 인해, 금은 언제나 최강의 안정자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수익률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복잡한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언제나 가치가 유지되고 있으니까요.
결국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종종 여러분들에게 금 투자를 권하고 있습니다. 다만 거치기간이 너무나 길기 때문에 가능하면 지금 펑펑 남는 돈을 투자하시도록 권하는 편입니다.
결국 부자만 투자하는 자산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앞으로 20년 정도 당장 큰 돈이 나갈 일이 없고, 머리아픈 투자보다 그냥 예금하는 쪽을 선호하신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상품입니다. 다만 아주 가끔씩 금값이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일이 있으니까 구입시기만 조심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