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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0

직장 이야기

오늘부터 인턴과 전공의가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내년부터 당장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며 시작된 이 난리는 시작이 되었답니다. 어제 저녁에 급하게 원장실에서 회의를 한 후, 전문의들이 돌아가며 병원에서 당직을 서기로 했습니다. 우리과야.... 원장이 하라는대로 일주일 내내 당직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예 문제가 없지만 다른 과의 과장들은 아마 죽을 맛일것입니다. 

알바냐. ㅋㅋ 

너네들도 고생좀 해보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당직을 서기 시작하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겠지요. 모두 비슷하게 고생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불평불만만 쌓이니까요. 이 와중에 영상의학과 중재시술 하는 과장은 기상문제로 제주도에서 돌아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아주 웃긴 세상입니다. 솔직히 뭐... 관심은 없지만 그렇습니다. 

딸아이 이야기

계속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오늘 다시 안과에 데려갔습니다. 안과 선생님 눈치를 봤을때는 "뭐 자꾸오나" 하는 느낌이었지만 어쩌겠습니까. 애가 눈이 안 보인다고 하는데. 검사를 했더니 역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본인은 칠판에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까 토요일에 아내와 함께 안경점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갈 수도 있었는데, 나 혼자가면 눈탱이를 맞을 것 같아서 그냥 토요일에 가자고 했습니다. 
까놓고 말해 그다지 보이지 않는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안경을 끼고 싶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저랑은 완전히 다른 이유지요. 저는.... 이제는 안경이 있어도 잘 보이지 않으니까요. 

백업중...

NAS도 이제는 사용한지 좀 오래 되어서, 지난주부터 백업을 하려고 이런저런 머리를 쓰고 있습니다. 백업. 때문에 이번에 갑작스래 160만원이나 썼고, 그래서 지금 돈이 없습니다. 슬픈 일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MacOS에서 LTO5로 백업을 할 수 있으니 다행인가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성공하지 못했어요. 16TB정도 되니까 이 파일들을 하나로 뭉쳐서 백업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네요. 그래서 짱 박아 놓아서 오래된 하드와 기타 잡동사니들로 일종의 임시 저장공간을 만들어 거기다 tar 파일을 집어넣고 있습니다. 한번에 하나의 백업밖에 하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성공할 것 같습니다. 이걸 위해서 Synology NAS의 ssh 터미널까지 열었거든요. 어떻게든 되겠지요 뭐. 

 

부모님 방문

오늘은 부모님 집에 방문했습니다. 화요일이라서 아버지께서 계실줄 알았더니 오늘은 출근하시는 날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이야기를 하던 중에 대구 이모의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88세? 아무튼 80대가 되실 때까지 혼자 사셨는데, 요양원으로 가게 되어 날짜가 정해진 바로 전날, 아파트 창문 밑에 빨간 의자를 놓고 아파트 10층에서 탁 뛰어내려 자살하셨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분의 거실 티비 앞에는 자기 자식들에게 유언장을 남겨놓으셨는데 "잘 산다 간다"라고 써 놓으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이 이야기를 하시며 당신도 나중에 그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식된 입장에서 그 말씀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사실 속으로 "어떻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저도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고 싶기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얼마 남지 않아 침대에서 따분하게 죽음을 기다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혼자 못하게 하는 환경에서 자유를 빼앗긴채 서서히 사그라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그 이야기가 기억이 나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