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워렌 버핏처럼 투자할 수 있을까
버크셔 해서웨이란
미국에 살고 있지 않은 우리들이 보기에 이 회사는 큰 돈을 가지고 이곳 저곳의 가격이 오를만한 회사의 주식을 사서 파는, 일종의 투자회사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회사의 대장을 최근까지 워렌 버핏이라는 투자의 천재가 맡고 있었고요.
실제로 이 회사는 보험회사입니다. 애초에는 직물 회사였지만 그 이야기는 넘어가고 실제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보험업에 뛰어들면서 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보험이라는 것은 "발생 가능성이 낮은 일에 대해 매달 고객에게 일정수준의 보험료를 받고 실제 그 일이 발생하면 약정된 금액을 지불"하는 금융업을 말합니다. 우리는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회사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이 정의를 꼭 기억해야 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업이 중추인 회사였기 때문에 크게 두가지 특징을 갖게 됩니다.
- 평소에는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가 사내유보금으로 쌓임
- 이벤트가 발생하여 보험금 지급이 필요할 때 큰 지출이 발생함
보험업을 하는 회사도 땅을 파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받은 고객의 보험료를 가지고 무언가 투자를 해서 돈을 부풀려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도 운영하고 직원들 월급도 주고 보험료를 줘야 할 때 버틸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보험회사는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을 이용해 여러가지 금융업이나 사업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언제 보험금을 지급할 일이 생기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은행과 같이 안정적인 지금여력을 보존해야 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일정수준의 사내 유보금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결국 이 두가지 특징 때문에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보험회사는 여러가지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고, 투자에서 나온 수익금이 다시 회사의 사내유보금(보험금 지급여력)이 되는 것입니다.
투자대상의 특징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었던 워렌 버핏의 주주서한을 읽어보면, 이 회사가 어떤 곳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잘 나옵니다.
- 기업(주식) :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어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으면서,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투자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업체를 선호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CEO의 자산이 대부분 회사 그 자체라서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 채권 : 정률 수익이 발생하지만 복리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며 수익률도 높지 않기 때문에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 귀금속 : 보유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습니다.
- 부동산 : 가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빠른 자금 흐름(Cash flow, 사고 팔기)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습니다.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보험회사이고, 고객의 보험료가 계속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큰 자금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위의 기준에 해당되는 견실한 기업에 주식 형태로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식은 현금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요.
투자의 스타일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스타일은 생각보다 매우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다음의 순서에 따르는 것 같습니다.
- 보험료를 사내유보금 형태로 적재한다.
- 앞서 말한 견실한 기업의 기준에 맞는 대상을 선정한다.
-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거나 적절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매수한다.
- 주식에서 들어오는 배당금과 고객들이 제공하는 보험료를 모아 반복해서 재투자한다.
- 버크셔 해서웨이 자체는 주주배당금을 0%로 고정하여 모든 수익을 재투자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가치(주가)를 올려준다.
- 주가가 너무 떨어진 경우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유지한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진짜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두번째인 "견실한 기업의 선정"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가치가 저평가 된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한다" 정도입니다(가치주). 자세한 기법은 워렌 버핏이나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밀이겠지요. 하지만 이 부분도 이 회사가 보유한 회사들이나 주식을 살펴보면 어느정도 가늠이 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유주식
현재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들의 주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세한 보유비율은 13F 보고서를 읽어보세요.
회사명 | 티커 | 분류(주관적 분류) |
Ally Financial | ALLY | 금융 |
Amazon | AMZN | 소매유통, IT |
Americal Express | AXP | 금융(신용카드) |
Apple | AAPL | IT |
Atlanta Braves Holdings | BATRK | 금융 |
Bank of America | BAC | 금융 |
Capital One | COF | 금융 |
Charter Communications | CHTR | 케이블티비(미디어) |
Chevron | CVX | 정유 |
Coca Cola | KO | 음료 |
Constellation Brands | CTZ | 주류 |
DaVita | DVA | 혈액 투석기 제조등 |
Diageo | DGE | 주류 |
Domino Pizza | DPZ | 소매 식음료 |
Heico Corp. | HEI | 항공우주 전자 |
Jefferies Financial | JEF | 금융 |
Kraft Heinz | KHC | 소매 식료 |
Kroger | KR | 소매 식료품 체인 1위 |
Lennar Corp. | LEN | 금융 |
Liberty Media | LLYVK | 대중매체 |
Louisiana PAC | LPX | 건축자재 제조 |
MasterCard | MA | 금융(신용카드) |
Moodys | MCO | 금융(신용평가) |
NVR | NVR | 주택 건설업 |
Occidental Petroleum | OXY | 정유 및 소매 |
Pool Corp. | POOL | 수영장 관리 설비 및 관련용품 판매 |
Sirius XM Holdings | SIRI | 위성기반 방송기업 |
T-Mobile | TMUS | 통신 |
Verisign | VRSN | IT (인증서 업체) |
Visa Inc. | V | 금융 |
AON PLC | AON | 금융 (보험) |
Liberty Latin America | LILAK | 통신 |
Chubb | CB | 금융 (보험) |
13F 보고서외에 직접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는 발전회사, 전력회사, 그리고 BNSF라는 미국 철도회사등이 있습니다.
위의 표를 보다보면 이런 것 같습니다.
- 재정상태가 안정적이며 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금융회사
- 금융거래의 핵심에 위치해 가만히 있어도 수익이 발생하는 금융회사
- 음료와 식품, 주류와 같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구매하게 되는 유통구조에 위치한 회사
- 사람들이 집에서 여가선용으로 이용하는 방송통신망과 레저회사
- 사람들이 집을 갖고 싶을때 반드시 이용할 수밖에 없는(직접 이용하지 않더라도) 주택관련 건축자재 및 건설회사
- 사람들이나 물류의 이동에 반드시 필요한 철도, 항공에서 핵심이 되는 부품회사
- 사람들이 삶을 영위할 때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와 관련된 회사
- 확실한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회사
제 생각이 맞다면 결국 이 회사, 또는 워렌 버핏이 선호하는 회사는 "사람들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제공하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회사들의 특징은, 깜짝 놀랄 수익증가는 없지만 사람들이 계속 활동하는 한 계속 수입이 발생하는 회사들일 것입니다.
우리도 비슷하게 투자할 수 있을까
워렌 버핏에게 어떤 일반인이 자신도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하지요. 그에 대한 워렌 버핏은 대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꾸준히 자신의 생산성을 늘리십시요. 그리고 수익을 VOO에 투자하세요. 그러면 은퇴할 때 어렵지 않게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주서한을 읽어보면 그런 말이 나옵니다.
물론 분산투자는 투자위험도를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건실한 기업만 골라서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위 두가지 말을 종합해 보면, "나는 좋은 회사를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상관없지만, 여러분은 그런 능력이 없으니 S&P 500 인덱스 펀드를 사세요"가 됩니다.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무래도 S&P 500 인덱스 펀드(ETF)나 사며 그를 부러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BRK-a, BRK-b)이나 사든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의 방식은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 매달 투자자금을 모은다. 하지만 바로 주식을 사는 것은 아니고 일단 기다린다.
-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보고서에서 꾸준히 존재하는(주식을 팔지 않는) 몇 개의 기업을 선정해, 주가가 확연히 하락했을 때 직접 투자를 한다.
이때 가능하면 배당금의 비율이 다소 높은 것이 유리하다. - 직접투자를 했다면, 절대 팔지 않는다. 배당금은 꾸준히 들어올 것이고 주가는 알아서 오를 것이다.
- 주식에서 받은 배당금과 매달 모으고 있는 투자자금을 합쳐서 적절한 상황이 보일 때마다 주식을 매입한다.
- 정기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보고서를 확인해 청산을 했거나 지분을 줄인 회사의 주식은 같이 정리한다.
만약 이 방법이 불안하다면 위의 방법과 함께 S&P 500 인덱스 ETF를 어느정도 사 모으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워렌 버핏은 주주서한에서 그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10대에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해보고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싼 값에 샀는데 어째서 팔려고 합니까? 주식을 자주 팔고 사 봐야 수수료와 세금만 듭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부자이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워렌 버핏처럼 돈이 많지 않으니 삶을 살아가며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해지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매도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워렌 버핏은 우리에게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준 것은 맞습니다. 적어도 (미국 주식이라면) 주식은 물가상승률에 맞춰 알아서 가격이 오르니까요. 그리고 수익이 커지면 더 가격이 오르고요. 그리고 꾸준한 배당금을 이용해 재투자를 하면 더욱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저와 같이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라면, 그리고 나름대로 꾸준함이 있는 분이라면 위 방법의 투자를 권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가치가 S&P 500의 평균보다 높은 이유는, 사람들이 반드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주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이니까요.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결론
물론... 가장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그냥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 그냥 BRK-b를 산다.
- S&P 500 인덱스 펀드(ETF)를 산다.
-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보고서를 보고 따라한다.
순서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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